[한줄 요약] 미 대법원이 독립 행정 기구 위원들에 대한 신분 보장을 위헌으로 판결하며, 대통령의 인사권을 대폭 확대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2026년 6월 29일자 기사 기준,
미 연방 대법원이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들에 대한 해임 보호 조치가 위헌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특정 독립 기구 위원들을 대통령이 임기 중 임의로 해임할 수 없도록 막아왔던 90년 된 판례가 뒤집혔습니다.

이번 판결은 의회가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독립 기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했던 장치를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동안 의회는 위원들을 '정당한 사유(cause)'가 있을 때만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해 왔으나, 이제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이들을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되었습니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 다수가 참여한 이번 'Trump v. Slaughter' 사건의 판결은 6대 3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하급자를 해임할 수 있는 제한이 오히려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침해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의회나 법원이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하급자에 대한 통제권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의 파장은 FTC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회(FERC), 원자력 규제 위원회(NRC), 국가 노동 관계 위원회(NLRB) 등 대통령의 해임권이 미칠 수 있는 독립 기구가 수십 개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통해 매우 날카로운 경고를 남겼습니다. 그녀는 이번 판결로 인해 수많은 독립 위원회가 사실상 대통령의 직속 행정 기관으로 변질될 것이며, 이는 미국 사회 전반에 걸친 막대한 권력이 대통령의 손으로 넘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레베카 슬로터 위원의 해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권 확대 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민주당 정부에서 임명된 슬로터 위원은 '행정부의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해임되었습니다. 대법원이 이 해임의 적법성을 인정하면서, 미국의 권력 분립 체제는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